1년간 러블리즈 노래를 들었다. 러블리즈의 음악은 자극은 없으면서 신나고 아름다운 에너지로 공연장을 물들이는 이 시대 가장 뛰어난 k-pop 아이돌 음악이다.

그것이 전설적인 가요거나 팝이거나 혹은 많은 종류의 진짜 클래식이거나, 음악을 듣는 것으로써, 길고 긴 책 한권을 여러 밤들을 새워 읽어내거나 영화 한편을 보고 난 후 얻었던 순수한 감동과 전율을 느낀 것은, 수년 전 임주연과 방승철의 기괴한 싱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임주연에게는 미안하게도 러블리즈의 싱글 러블리너스(Lovelinus)는 그 짧은 리스트의 탑을 당당히 차지한다. 음악이 취향의 만족이 아닌 그런 종류의 감동을 줄 수 있는냐는 러닝 타임의 문제가 아니다. 좋은 현대 음악은 감동을 다룰 수 있게 분명 진화했지만 감춰져 있다.

러블리즈는 전성기 걸그룹들이 간신히 혹은 우연히…가끔 도달하려 애썼던 보컬 밸런스의 조화로움을 이미 자각적으로 획득했고 그것으로 독특한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Circle에서 Onepiece의 예상 할 수 없는 구성과 멜로디 위에 올려진 김이나의 인간과 관계의 비밀을 드러내는 가사를 부르는 러블리즈의 목소리들은 마치 위대한 시나 정성들여 쓴 편지를 낭독하는 듯하다. 특히 베이비소울이 쓰고 뱉는 랩은 아름답고 차라리 비통하기까지 하다. 언프리티한 스웨거가 아닌 베이비소울은 우주 최고의 래퍼이자 음유시인이다.

러블리즈와 원피스의 조합은 새로운 세대의 K-POP이 됐건 뭐건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여는 위대한 순간을 아로새겼다. 윤상은 아직 할일이 많고 비로소 세상을 향해 열리기 시작했다.  러블리즈가 베이비소울의 말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천천히 옆에서 노래를 들려주면 좋겠다.

타이틀곡 ‘그대에게’에서의 오마주도 그렇지만 Circle에서 윤상과 다빈크가 함께하는 Onepiece 또한 신해철의 영향력을 의도적으로 계승하고 드러내고 있다. ‘그대에게’는 훌륭한 곡이지만 가사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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