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의 소설 중 하나에는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 젋은 여자에 대한 문장이 등장한다. 오스터는 늘 인간정신의 바닥과 고상함을 함께 다룬다. 오스터의 팬인 현명하고 지적인 독자는 그 여자가 자기라는 문화적 체계가 가상인 줄 알고 있다는 것, 그것을 바라보는 자기반성적 지성이 그의 내부에 자리잡은 것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은 현대적 자아의 획득은 불교에서 말하는 제1단계의 깨달음과 맥을 같이 한다.

연꽃이 진흙으로 부터 나온다는 비유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안겨준다. 원효의 일심(一心)역시 중생심이다. 심생멸인 변화하는 세계와 함께 심진여인 깨달음의 세계 또한 일심으로부터, 즉 중생심으로부터 나왔다. 인간 知의 고도화와 추상화는 우리가 거쳐 온 낮은 수준의 지적 상태를 기반으로 한다. 

얼음으로 덮인 연못이라도 그 아래에는 연꽃의 씨앗이 잠재되어 있다. 일심은 중생심이나, 단순한 진흙이 아닌 연꽃의 씨앗과 같은 상태를 갖는다. 씨앗은 진흙으로부터 여러 진화를 거쳐 형성 되었다. 이 때, 일심은 흙이라는 매질이 가지고 있던, 연꽃의 씨앗이라는 체상을 가지는 생명력이랄 수 있겠다.

현대적 자아의 모델을 정의하는 자들에게 대승기신론소와 함께 열반경종요를 권하는데 이는 일심(=한마음)이 결국 중생심이며 열반경종요에서 말하는 다음의 체계와 함께 이해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마음의 성품은 오직 부처만이 체득한 것이니,
그러므로 이 마음을 곧 불성이라 말한 것이다.’

흔히 우리는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불교의 대긍정의 사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기실 불교역사에서 논사들은 절대 부처가 될 수 없는 경우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열반경 및 종요는 이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펼치며 선근을 끊은 경우 까지 모두 부처가 될 수 있다며 한마음으로 끝맺는다. 비로소 대긍정의 대승불교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간단하게 보이지만 쉬운 건 없는 것이었다. 이는 인류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며 자유의 진화다.

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고 그 궁극이 한마음인데 이는 곧 중생심이라는 관점에서 부터 바로 한마음을 곧바로 일상생황에서 쓰는(用) 여래선(如來禪)이 탄생하며 이는 과학을 통한 知의 고도화로 현대적 자아를 이미 획득한 현대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현대적 자아로써의 주관성을 획득한 이들이 만드는 화엄적 세계관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열반경종요에서 인상 깊은 건 마지막의 결어 역할의 까끌까끌한 교상판석인데, 간단히만 말하자면,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어떤 명상의 유파들이 가진 독특한 아름다움 같은 것은 광대한 일심(한마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 쯤 되겠다.

즉 요즘 사람들은 온기, 따뜻함이라는 가치를 상당히들 좋아들 한다. 베스트셀러의 제목들도 온도와 감촉, 위안을 다루는 것이 상당히 많으며 자기계발서와 불교계통 서적도 마찬가지다. 어떤 자기계발서들은 mindfulness에 정통으로 접근하기 보다 자아(Ego)의 영향력을 더 공고히 하는데 집중한다. 이것이 흙수저 등 사회-자아 인지 정치 프레임을 보상 받으려는 한국만의 특성인지 세계적인 특성인지는 알 수 없다.

주사파라 불리는 이른바 586은 빈틈을 파고들어 감성적으로 접근해 공산-사회주의로 대한민국을 물들이고 있다. 자신은 아무것도 안하고 변하기도 싫으면서 외부로부터의 위안을 얻으려는 건 지적 능력을 떨어뜨리고 자아의 영향력을 키우는 마스터베이션이다. 자아의 영향력을 제거해 나아갈 때 자기의 내부로 부터 그 빈 자리를 봄날의 햇살 처럼 가장 밝고 따뜻한 빛인 한마음이 채운다.

농담이지만 불교 책들의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명상’ , ‘붓다에게서 배우는 신경 끄고 사는 기술’ , ‘원효가 건네는 3분의 위안, ‘열반경종요 – 나쁜 인간도 결국 부처다’ 등이라면 좀 더 잘 팔리지 않을까 싶다. 이런 농담을 해야 할 정도로 지구촌 중생의 근기는 형편 없어지기도 했다.

일심(한마음)사상은 미성숙한 근대적 자아를 주체라는 막시즘-북괴 사이비 종교의 삼류 자아로 잠식당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금 반드시 알아야 하는 사상이다. 통일되면 큰 일이다. 지금도 무뇌 좌파 좀비병 걸린 인간들이 넘쳐 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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