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녀의 오래된 연습생이었던 멤버들은 이제는 해체한 그들의 소속사 선배인 시스타 보다 먼저 연습을 시작했다. 리더 엑시는 인터넷 방송에서 할말이 없을 때 마다 누가 묻지 않는데도 자주 혼자말처럼 9년의 연습생 시절의 기억을 털어 놓는다. 화장실에서 배고픈 초중딩 동생들 빵 잘라 입에 넣어주고 연습실이 없어 화장실에서 함께 연습하던 것들이다. 요즘 화제인 넷플릭스의 K-pop이란 무엇인가란 짧은 다큐의 끝 부분에는 가장 So K한 것이란 힘든 나날을 노력으로 이겨내 성공한다는 요소라는 인터뷰가 나온다. K-pop아이돌의 주변에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들의 힘든 나날을 함께 지켜주는 팬들이 있다. 어려서 부터 글을 잘 쓴 엑시는 글짓기 상장만 한트럭인데, 그녀가 작사작곡한 팬송 ‘2월의 봄’에는 공식 팬덤인 우정에 대해 ‘정말 신기해, 어쩜 이렇게 예쁠까’라는 빛나는 언어가 아로새겨져 있다.

데뷔 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우주소녀는 스타쉽과 동의어 같았던 그들의 회사 선배 시스타에 버금가는 폭발적 인기를 얻진 못했다. 우주소녀는 대신 진중하게 그들의 세계관과 음악적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3세대 걸그룹의 길을 밟았다. 데뷔곡 <모모모>에선, 아직 거창한 우주라 부르기 어려운 그들 세계는 소년소녀의 작은 만남에서 시작된다. 사랑이라 부를 만한 긴장은 없었으며 대중의 반응도 크지 않았다. 대중들이 중국 멤버 3인이 포함된 12명 멤버들의 얼굴을 다 익히기도 전에 이미 프로듀스48로 이름을 알린 연정이 합류했다.

[[성소]]가 예능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데뷔 초 우주소녀라는 그룹의 아이덴티티는 혼란스러웠다. 우주소녀는 소년소녀의 최초의 만남을 차례대로 스페이스 오페라로 확장했다. 그들은 소녀의 마음을 숨기는 <비밀이야>, 소박하게 소망하는 <너에게 닿기를>, 꿈으로 내재화하는 <꿈꾸는 마음으로>의 3부작을 내놓으며 우주소녀의 우주와 소녀란 무엇인가를 정의해 나아갔다. <비밀이야>에서 우주소녀의 주변에 떠도는 사랑의 소문은 사랑으로 지칭되지 않았으며 비밀로 숨겨졌다. <너에게 닿기를>에서 우주소녀는 쉽게 사랑을 갈구하는 대신 ‘Tell me why?’라 질문하며 소년-소녀가 운명적으로 마주치는 어느 봄날, 꽃길에 펼쳐진 우주의 아름다움을 명상한다. <Happy>에서 잠시 길을 잃은 듯 했지만 같은 앨범의 <기적 같은 아이>에서 그들의 추구와 스토리의 긴장은 이어졌다. 다음 미니 앨범의 <꿈꾸는 마음으로>에서 우주소녀는 이 험난한 세계 속에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는 그들의 순수한 사랑을 꿈의 형태로 내재화 하고 강렬히 갈구한다. 이 시간 동안 우주소녀의 노래는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파고 들지 못했지만 작고 단단한 팬덤과 리스너들을 그들의 우주에 불러 모았다. 전세계의 우주소녀 팬들은 이 명곡들을 거의 자신들만 수 없이 반복해 듣고 있다는 사실을 우주의 불가사의 처럼 여기며 의아해 했다.

2018년 가을, 우주소녀는 기록적으로 뜨거웠던 여름을 식힐 성숙하고 강렬한 <부탁해>를 선보였다. 이 노래에서 그들의 이전 노래들과 비슷하게 가사에 사랑이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지만 우주소녀는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그들의 사랑을 지켜낸다. 우주소녀는 이 노래로 데뷔 950일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하며 그들이 그토록 성립하고자 애썼던 우주를 대중적으로 증명했고 K-pop 3세대 걸그룹을 거론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위치로 떠올랐다.

답글 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