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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dergirls in Wonderworld

박진영은 90년대 한국 대중음악 스타들의 빛나는 결과물들과 같은 위치에 서기에는 애매한 위치에서 출발했다. 그의 초기 노래와 퍼포먼스는 인기가 있었으나 서태지, 듀스 등에 비해 그리 고급한 느낌을 주진 못했고 진지한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하진 못했다.  이후 그가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듯 그는 이 시기 음악을 하나 하나 배워 가며 곡을 쓰기 시작했고 초기 그의 작품은 대중적 성공과는 별개로 음악적으로는 심심한 것이었다.

물론 박진영은 그런 시선에 상관 없다는 듯 꾸준히 자작곡으로 승부해 성공했고, 꾸준히 기시감을 일으키는 크리셰들로 가득 찬 곡들로 명성을 누렸다. 2000년을 전후해, 박진영은 ‘지오디(GOD)’와 ‘비’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 즈음 대중이 원할만한 고급스런 들을 거리를 뽑아낼 줄 아는 성공적인 프로듀서가 되었다.

 

<어머님께> – G.O.D (2008.12)

<태양을 피하는 방법> – 비 (2003.10)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도미니크 밀러가 연주하고 스팅이 부른 의 기타리프를 정식으로 샘플링 해 큰 성공을 거뒀다

비쥬얼 스타일링과 마케팅의 진화

 

원더걸스는 2006년 말과 2007년 초에 걸쳐, Mtv 원더걸스 시즌1을 통해  소개됐다.원더걸스는 한국 케이블 티비에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비쥬얼 스타일과 접근방법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 이전 빅뱅 또한 2006년 인터넷티비를 통해 대중에게 접근했지만, 원더걸스는 그 품질을 한단계 높였다.

처음, 원더걸스는 본토 R&B그룹을 모방했다. 글래머러스한 조명이 금빛의 Wondergirls를 아로 새기곤 화보에서 튀어 나온 듯 귀여운 10대 여자아이들의 춤이 시작 될 때, 이들은 국산 아이돌이란 것의 퀄리티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비쥬얼 스타일의 충격은 이후 ‘소핫(So Hot)’과 ‘노바디(No Body)’를 거치며, 티저 이미지를 제시한 후 티저 뮤직비디오를, 그리고 본편 뮤직 비디오(음원유출 까지) 공개한다는 일련의 온라인 마케팅 전략을 형성하며 인터넷을 점령했다. 이후 소녀시대, 카라 그리고 2NE1도 이 ‘새로운 스타일 메이킹’으로써의 신곡 터뜨리기를 모방했다. 원더걸스는 농도 짙고, 화려하며, 고급스런, ‘현대적 복고’라는 가상세계를 만들었다. 이후 이 K-Pop의 비쥬얼 방법과 신곡 퍼뜨리기는 산업적 표준이 되었다.

너무 무난한 R&B. 1집의 실패

원더걸스는 비로소 2007년 초 ‘Irony’를 활동 곡으로 발표하며 데뷔했다. Irony는 박진영이 수 없이 들려 주었던 복고 스타일의 댄스곡과 다르지 않았고, 데뷔 직전까지 ‘MTV 원더걸스’를 통해 보여 주었던 준비과정 만큼은 신선하지 않았다. ‘Irony’는 박진영의 야심과는 달리 탁월한 대중성은 찾아 볼 수 없는, 기본에 충실하지만 심드렁한, ‘텔미’ 이후 가요계의 흐름이 된 반복적인 후크를 전개하기보단 친숙한 구성 위에 적당한 랩을 얹은 무난한 곡이었다.

“Irony’에서 박진영은 다소 낡은, 정공법적인 구성과 톤으로, 쿨하고 강하며 놀 줄 아는 여자아이들이라는 그림을 그렸다. 선예, 예은, 현아, 선미, 소희의 창법 또한 이후 전개될 복고 4부작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걸죽하고 파워풀한 것이었다. 이들은 의도적으로 미국 R&B 여성 보컬의 톤을 따라잡으려 했는데, 이후 그들의 보컬 톤이 바뀐 다음 ‘이전엔 박진영의 주문대로 허스키하고 무거운 보컬 톤을 연습했음’을 밝혔다. 카라가 베이비 힙합에서 큐트로, 이후 파워 댄스로 장르를 바꿨듯 원더걸스 또한 1집 이후 그들의 컨셉을 대수술하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이후 오랜 시간동안 1집에서 드러난 멤버들의 보컬 밸런스라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마크PD, 그리고 삼촌팬의 탄생

‘MTV 원더걸스’에서, 원더걸스는 처음부터 노력하는 아이돌이었고, 모범생이었으며, 어른보다 어른스러운 쿨한 소녀들이었다. 원더걸스는 이후 소녀시대가 보여줄 아이돌 2.0 시대의 ‘성품과 인성’을 이미 모두 갖추고 있었다. 이것들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은 대부분 캠코더 뒤의 마크 PD와의 대화를 통해 이루어졌다.

마크 PD는 ‘MTV 원더걸스’와 ‘MTV 소녀시대’를 통해 일본의 오타쿠가 여성 아이돌을 바라볼 때의 남성성의 자아를 구성하는 로리콘 콤플렉스로부터 아주 멀리 벗어난 지점에서, 이후 한국 삼촌팬의 전형이 될 자아를 제시하며, 일본에선 예상할 수 없었던 전혀 이질적이고 새로운 소녀들의 현재 모습을 이끌어낸 진정한 작가 였다. 원더걸스와 소녀시대 멤버 모두와 그들의 팬들 또한 마크 PD를 좋아했다. 마크PD는 자상했으며(때로 엄했고), X-세대인 마크PD는 (이 새로운 세대의 여자아이들의 내면을)놀라와 했으며, 마크PD는 꾸준히 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지원하고 사랑했다.

이후 이 삼촌팬의 보살핌과 조카의 성장이라는 방식은 에이핑크(Apink)가 이어 받아 에이핑크 뉴스 시리즈로 이어졌다.

고양이를 부탁해 – 한국이라는 중력을 벗어나는 20대 여자 증후군

별안간, 조영남은 2007년 즈음,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2001)>의 미소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재발견 했다며 자신의 나이 어린 여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교정했음을 만천하에 알리기 시작했다. 원더걸스가 출현한 것은 이 무렵이였다. 원더걸스는 조용한 성격에 조심스럽고 신중하며 프로패셔널한 고양이였다.

그 무렵, 젊은 남녀들은 모두 고양이 키우기에 열중했다. 성숙한 속내를 알려고 너무 다가가지는 말아야 하며, 우아하고 고고하지만 가끔은 놀아주어야 하는, 기분이 어떤가 늘 물어보아야 하며, 너무 예민해 너무 괴롭히면 어디론가 떠나는 고양이. 그렇게 선미가 팀을 떠났다. 한국과 가장 먼 곳에서 날아와 고
향의 기억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혜림이 팀에 참여했을 때 비로소 원더걸스는 평범한 소녀들의 세계를 완결 지었다. 한편, ‘고양이를 부탁해’에서 해외로 훌쩍 떠났던 이요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원더걸스는 이후 해외로 기나긴 음악을 위한 여정을 떠났고, 리더 선예는 결혼으로 해외에 안착하게 된다. 원더걸스는 20대 초반 여성들의 한국이라는 중력 벗어나기를 보여 줬다.

Wonder Years Trilogy

반복되는 주문을 물면 노래라는 낚시에 걸려든다. ‘텔미’는 전대미문의 후크송이라는 세계를 창조했다. 그리고 유투브를 통해 꾸준히 세계로 영향력을 미치며 K-Pop을 정착시켰다. 전미 순회 공연을 통해 빌보드 순위에 오른 건 어떻게 생각하든 오랫동안 기록으로 남을 대한민국 음악의 88올림픽적 쾌거다.

1집 The Wonder Years (2007.09)

동명싱글 (2008.06)

 The Wonder Years – Trilogy (EP) (2008.9)

박진영은 한 때 비닐로 만든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선 경력이 있다. 그는 자유스런 분위기의 연세대학교를 나온 것을 자랑으로 여겼고 마광수 교수의 팬이었음을 대중들은 기억했다. 관련된 몇 가지 길고 긴 논란을 일으킨 후, 결국 박진영은 섹시라는 ‘태도’의 뇌관을 ‘텔미’로 건드렸다. 한국인들은 비로소 섹시해 지기로 결정했다. 모두들 ‘날 사랑한다고, 날 기다려 왔다고’ 말하며 텔미를 외치고 춤췄다.

음악과 자아를 찾는 긴 여정

박진영은 이전부터 전혀 섹시하지 않으면서 섹시를 외치는 뮤즈들을 한 다스쯤 키워 냈다. ‘난 이제 더이상 소녀가 아니예요’를 외친 후 자신과는 처음부터 맞지 않았다며 홍대 씬으로 간 박지윤, 효녀가수 별, 어른스런 소희, 아티스트 예은, 엄친딸 선미, 소녀가장의 의젓함을 전국민에게 보여준 기특한 모범생 선예 까지. 박진영은 내면이 전혀 섹시하지 않은 여성들로부터 내면의 글래머러스함을 이끌어 냄으로써 국민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그의 이미지와 그에 대한 루머와는 달리 그는 어쨋든 좀 놀 줄아는 모범생을 고수했다.

<성인식> – 박지윤 (작사,작곡 박진영). 2000

<봄눈> – 박지윤. 2009

현아는 팀을 떠난 후 포미닛과 솔로활동을 통해 ‘수줍은 내면을 갖고 있지만 쇼가 쇼일 뿐이라는 걸 가장 잘 아는 프로패셔널’로 우뚝서며 결국 박진영을 가장 잘 이해한 셈이 되었다.

<체인지> – 현아. 2010

박진영은 원더걸스 MTV 원더걸스 시즌1을 통해 선예, 현아, 소희, 선미가 짜여진 상태에서 오디션을 통해 예은을 최종 선발하며 다른 멤버에 모자르는 파워를 보강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예은은 디바 수준의 파워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박진영의 기대대로 원더걸스 안에서는 충분히 강한 목소리를 내줬다. 텔미가 발표되기 직전, 하차한 현아는 독특한 플로우를 가진 래퍼로 이후 포미닛의 중심이 되었다. 그 와중에 선예의 보컬은 앨범 수록곡이 아닌 라디오 방송의 커버 송 부르기에서 빛을 발했다. 2007하반기 보컬리스트 태연을 장착한 소녀시대가 데뷔하자 네티즌들은 선예와 태연의 보컬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커버곡이 보여 주는 중요한 사실은 선예의 보컬은 R&B, Soul은 물론 향후 Jazz를 소화할만큼의 역량이라는 것. 하지만 선예는 원더걸스의 4년이 다 되가도록 자신의 능력에 맞는 곡을 만나지 못했다. 드라마 삽입곡으로 부른 ‘일월지가’는 별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고 마이티마우스에 피쳐링한 ‘에너지’에선 아이돌의 것이라 할 수 없는 놀라운 보컬톤을 보여 줬지만 그 활동은 너무 짧아 아쉬움만 더했다.

2009년 3월 원더걸스는 미국으로 진출해 조나스 브라더스를 따라 전미를 버스로 순항했다. 299년 말, 원더걸스가 데이브 스튜어트와 함께 작업 중이라는 소식과 함께 데모곡과 사진이 공개 되었다. 팬들은 드디어 원더걸스가 한국 걸그룹의 구태의연한 큐트(cute)를 벗고 세계를 향해 날아오르는 줄 알았다. 하지만 기대를 접게 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원더걸스는’2 Different Tears’를 들고 급거 귀국,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들은 ‘레트로 전문’이라 말했다

2010년 원더걸스를 향한 가장 큰 의문은 선미의 탈퇴와 혜림의 보강 이후 국민적 싱글을 연타로 히트시킨 원더걸스가 과연 정규 2집에서 과연 어떤 걸 보여 줄 것인가였다. 하지만 2010년 말 박진영은 또 다른 컨셉형 아이돌 ‘Miss-A’를 들고 나왔고 원더걸스의 2집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소식은 띄엄띄엄, 미국에서, 하와이에서, 중국에서 건네져 왔다. 여자 아이돌 시대의 포문을 연 원더걸스. 숱한 국민가요를 만들어낸 원더걸스. 폭발적인 스타성을 지닌 멤버들, 여자 아이돌 중 유일하게 일본에는 노크하지 않는 원더걸스. 원더걸스의 다음 행보는 무엇이었을까?

Wonder World (2011)

Wonder World는 수년 간 제일 잘 나갔던 2NE1과 테디를 무색하게 만드는 기념비적인 수작이었다. 예은은 전격적으로 작곡에 참여 했다. 박진영은 이 앨범의 디렉팅을 거의 원더걸스에게 맡겼다고 했다.  또 그가 작곡한 전형적인 박진영식 R&B 발라드 ‘두고두고’를 그녀들에게 ‘빼앗겼다’고 말했다, 확실히 이 앨범에서 선예와 예은은 박진영을 발가벗기고 갈취하고 있다.

 

Track List

  • G.N.O
  • Me, in
  • Girls Girls
  • Be My Baby
  • Sweet Dreams
  • Stop!
  • Dear. Boy
  • 두고두고
  • SuperB
  • Act Cool (Feat. San E)
  • Be My Baby (Ra.D Mix)
  • Nu Shoes
  • Be My Baby (Eng. Version)

한 평론가는 인터뷰에서 이 앨범에 대해 ‘저렇게 까지 음악의 질에만 집중해도 되나 할 정도’라 말했다. 그렇게 원더걸스는 이미 이 앨범에서 셀프 프로듀서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해외 네티즌들의 평가는 ‘이 앨범이은 뉴욕의 언더그라운드에서나 나올 법한 아방가르드한 괴물’이라는 것 이었다.

그 무렵 예은은 한 방송에 나와 ‘박진영이 정성껏 준비한 새로운 후크송이 정말 싫다’고 박진영에게 말한 것을 사과한다고 말했다. 헌데 그 즈음 원더걸스의 능력은 이미 박진영을 초월했다. 박진영이 예능에 나와 이제 도나 닦아야 겠다고 말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원더걸스는 아이돌이 아티스트로 이행한 가장 모범적인 사례다. 또한, 사랑과 성장, 보살핌 등으로 대변되는 이 걸그룹 시대의 가치 중 많은 것이 원더걸스의 시기로 부터 시작되었다. 원더걸스는 아이돌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고 현재까지 음악적으로 가장 뛰어난 결과물을 선사해 줬다. 그게 다 박진영의 계산된 의도 였을까? 그건 박진영이 한 예능에서 한 말대로 ‘내가 하는게 아니었을 것’이다.

Reboot; 싸이클의 완성

이 글은 원더걸스의 2011년 까지의 성과만 주로 다뤘다. 2012년 초, 대중과 평론 양쪽에서 모두 성공한 ‘Like This’ 이후 3년간,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은은 2014년 핫펠트(HA:TFEET)란 예명으로 자의식 강한 솔로 음반 ‘ME?’를 들고 나타났고, 아티스트로서, 예상되는 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원더걸스는 선예와 소희와 탈퇴하고 선미가 재 투입된 재정비(Reboot)를 이뤘다. 그들은 그들의 음악적 능력과 ‘레트로’를 섞은 뛰어난 성취를 들고 K-Pop 월드를 순항중이다. 보컬리스트 선예와 퍼포머인 소희가 탈퇴했으나 전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한 이 앨범의 질은 Wonder World에 뒤지지 않는다. 밴드로써 그들의 연주 실력 또한 아이돌 치곤 꽤 좋은 정도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진영은 뮤지션으로, 아이들의 선생님으로, 프로듀서로 점점 성장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원더걸스의 팬들은, 비록 팬덤이 와해됐지만, 대중과 함께, 길게 살아남아 원더걸스의 친구가 되었으며, 길게 기다려온 만큼의 보상을 즐겼다.

 

Juno

한국표준협회 경쟁력향상센터 수석전문위원 nahojun@sod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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