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몬 스킨(Cinnamon SKin)과 사라진 책들

a pile of cigarettes

John D Mcdonald의 트래비스 맥기 시리즈 중 시나몬스킨(Cinnamon Skin)은 잃어버린 아내를 찾아 떠나는 탐정 혹은 권투선수의 알레고리로 무라카미 하루키나 폴오스터 등 요즘도 수많은 작가들이 모방하고 있다. 1983년 쯤에 번역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출판시장도 작고 중고책 문화와 시장이 사라져 버린 한국에서, 중요한 책들은 금새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80년대 정치권 주변 인사들에게 보험, 수입산 귀중품, 전집류 등을 팔던 모 여사님으로부터 강매 당했던, 미국 중산층 가정의 주방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문화인류학적인 가치가 있던 풀칼라 요리 전집이라든지, 70~80년대 일본책을 번역한 모든 그림이 기괴한 각도의 단색의 도회적인 팬일러스트로 그려진 만물 도해 단어집은 어디로 갔을까. 요즘 책에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퀄리티의, 3권이 각기 다른 일러스트 스타일로 된 영어학습 테이프 박스세트는 외사촌이 버렸을 것이다. 군대시절 창고 한편의 철제 선반으로된 일종의 도서관에서 읽었던 SF단편선은 몇년 간 본격적으로 찾아 나섰지만 절대 같은 단편이 실린 책을 찾을 수 없었다. 혹은 Ionna salazan의 1974년작을 번역한 선(禪)만화 등등 내 주변의 책들은 날개를 달고 어딘가로 날아가 버리는 것 같다.

한국에서 2000년대 이후 폼나는 전집류는 많이 나오지만 중요한 책들은 대게 80년대에 출판되어서 어딘가에서 썩어가거나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아예 전혀 번역이 안되는 문제는 별개로 하자.

시나몬스킨의 주인공은 물론 새로운 여자를 만난다. 마릴린 몬로 같은 여자를 버리고 영화 스피드의 산드라 블록 혹은 프레데터의 여성 게릴라 같은 여자를 만나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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